기도를 가로막는 것들

진경호 2016.07.02 23:20 조회 수 : 205

“그러나, 오 야곱아, 너를 창조한 주(LORD)}가 이제 이같이 말하노라. 오 이스라엘아, 너를 지은 이가 말하노라.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고 내가 너를 네 이름으로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니라. 네가 물 가운데로 지나갈 때에 내가 너와 함께하리라. 강들을 건널 때에 강들이 네 위로 넘쳐흐르지 못하며 네가 불 속을 걸어갈 때에 타지도 아니하고 불꽃이 너를 사르지도 못하리니 나는 주(LORD) 네 하나님이요, 이스라엘의 거룩한 이요, 네 구원자니라. 내가 이집트를 네 대속물로 주었고 이디오피아와 시바를 너를 대신하여 주었노라. 너는 내 눈앞에서 귀중하므로 존귀한 자였으며 내가 너를 사랑하였은즉 내가 네 대신 사람들을 내주며 백성들을 내주어 네 생명을 대신하게 하리니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하느니라. 내가 네 씨를 동쪽에서부터 데려오고 너를 서쪽에서부터 모으리라."(이사야 43:1-5)

  우리는 기도하고 싶어 하면서도 기도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기도에 대해 애착심(愛着心)과 거부감(拒否感)을 동시에 느끼는 것이다. 기도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또 마땅히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하면서도, 무엇이 앞을 가로막고 있기나 한 듯 선뜻 실천(實踐)에 옮기지 못한다. 한마디로 기도하고 싶지만 기도할 수 없는 고통스런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처럼 우리를 기도로부터 가로막는 것이 무엇일까? 물론 우리는 가정생활과 직장생활과 교회생활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핑계에 불과하다. 아무리 바빠도 먹는 시간, 잠자는 시간, 사랑을 나누는 시간은 이상하게도 항상 충분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바쁘다는 이유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가 분명 있다. 사실, 기도를 가로막는 요인들은 참 많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모든 것이 완벽해야만 기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성취욕이 높은 현대인들 사이에서 발견되는 보편적(普遍的)인 성향(性向)이다. 어떤 그리스도인은 삶이 먼저 안정되어야 하고, 기도하는 법을 더 많이 배워야 하며, 기도의 전통(傳統)을 더 잘 이해하고, 기도와 관련된 철학적인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만 기도할 수 있다며 기도하기를 주저(躊躇)한다.

  물론, 그런 생각들이 전적으로 잘못되었다거나, 공들여 해결할 만한 가치가 없는 문제들이라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말 앞에 수레를 놓는 것과 같은 잘못된 출발이다. 수학문제나 기계조작법을 숙지(熟知)하듯이 기도하는 법을 철저히 숙지(熟知)해야만 기도할 수 있다는 생각, 바로 그것이 문제인 것이다.

우리는 항상 위에 올라서서 자신 있게 모든 것을 통제(統制)하려고 한다. 하지만 기도는 높은 곳에 올라서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의미한다. 즉, 기도는 스스로의 무력함을 인정하고 조용히 삶의 고삐를 하나님께 내어드리는 행위다.

  우리는 기도하기 전에 먼저 순수(純粹)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기도할 때면, 종종 자신이 기도한 내용을 곱씹으며, "정말 어리석고 이기적인 기도를 했군, 이런 식으로 기도해서는 안 돼"하고 생각하곤 한다. 심지어 마음의 동기(動機)가 순수해지기 전에는 기도하지 않겠다고 결심까지 한다. 혹시라도 위선자(僞善者)가 될까봐 두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님을 나 자신의 유익을 위해 이용하는 불경(不敬)을 저지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내면(內面)의 동기를 통제하다 보니 오히려 기도의 능력을 잃어버리고 만다.

사실, 기도하는 마음에는 온갖 복잡한 동기가 얽혀 있다. 이타심(利他心)과 이기심(利己心), 긍휼(矜恤)과 증오(憎惡), 사랑과 원망(怨望) 등 온갖 감정이 교차(交叉)해 있는 것이다. 솔직히, 세상의 삶에서 선과 악을 명백히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복잡한 동기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받아 주신다.

  맑고 순수한 마음, 혹은 믿음으로 충만한 마음이 있어야만 기도할 수 있다는 생각은 오산(誤算)이다. 우리는 은혜로 구원받을 뿐 아니라 은혜로 살아가며, 하나님의 은혜가 있기에 언제든지 기도할 수 있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무엇 때문에 기도하지 못하는가? 기도를 가로막는 요인(要因)들을 적어 보라. 언뜻 생각하면, 시간이나 기회가 없기 때문인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나 좀 더 깊이 생각해 보면, 기도에 대한 관점(觀點)이나 하나님에 관한 생각 같은 정서적(情緖的)인 요인(要因)들이 문제임을 알게 될 것이다.

  종이에 적은 목록을 가지고 하나님께 기도하라. 스스로를 변호(辯護)하려 하지 말고, 기도를 가로막는 요인(要因)들을 정직하게 고백(告白)하라. 그리고 앞에 인용(引用)한 이사야서 말씀을 다시 읽으면서 하나님이 직접 말씀하신다고 생각하라. "너"라고 되어 있는 곳에 자신의 이름을 넣어 읽어 보라. 하나님은 우리를 매우 귀하게 여기신다.

김희옥 목사 

부산성서침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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